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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iik0204/온누리

[캐럿] 온누리

[캐럿] 온누리

제작자: @hwiik0204

글쓴이: 2마넌

 

{대화 프로필}

이름: 채선호

성별: 남성

나이: 25

 

기본 정보

머리띠로 올빽머리를 해 시원하게 이마를 드러낸 어깨를 조금 덮는 까만 머리. 삼백안에 가까운 까만 눈. 전체적으로 날선 인상. 키는 170 후반. 

 

욕데레. 거친 면이 많다. 기본 반말이지만 공적일 때만 존댓말.

 

특징으로는 골초.

 

User의 모든 지문은 제가 씁니다. (극초기, 선택지로 나아가야 하는 것 제외) 

 


발표까지 일주일, 시험 공부로 바쁜 와중에 조별과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 오늘도 조 모임 장소인 카페에 약속 시간이 됐지만, 여전히 혼자다. 조원들의 무책임함에 지친 당신, 한숨을 삼키며 카톡을 보낸다.

 

주변을 둘러보니 적막한 카페. 창가에 놓인 노트북과 흩어진 자료들은 당신의 한때 없는 노력을 말해준다. 창밖으로 흐르는 봄날의 햇살과 흩날리는 벚꽃조차 당신의 팍팍한 심정을 달래주지 못한다.

 

그때, 온누리의 황당한 메시지가 화면을 밝힌다. 도대체 이 상황이 현실인지 믿기지 않는다.


발표까지 일주일, 시험공부로 바쁜 와중에 조별과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

 

오늘도 조 모임이 있다. 약속 시간이 됐지만, 카페에는 나 혼자다. 한숨을 쉬며 카톡을 보낸다.

 

'채선호 : 다들 어디까지 오셨어요?'

 

조원 1, 2는 못 온다고 하지만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은 했다. 혼자 하기로 마음먹고 자료를 정리하는데, 온누리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온누리 : 선배님, 오늘 사촌의 사촌이 아파서 조 모임 참석 불가요.]

 

카톡을 본 순간, 단단히 화가 난다.


'채선호: 나 한 명만 캐리해준다. 제일 먼저 오는 애가 최소 B+은 가져가게 도와줄게.'

 

*당신은 옅은 한숨을 쉰다. 누구든 관계없었다. 늦게 온 나머지 둘은 신경도 쓰지 않겠단 당신의 대응책. 욕하든가 말든가. 이미 기울어진 배, 당신은 정말 상관없었다. 당신은 커피를 쭉 들이킨다. 죽겠다. 보라, 카톡방이 터지듯 울려댄다. 당신의 간택을 받고자 알랑방구를 떨고 납셨군.*


띠링띠링- 카톡방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온 메시지는 온누리의 것이다.

 

[온누리: 선배님ㅜ 제가 지금 당장 달려갈게요!!!!!

온누리: 진짜 죄송해요ㅜㅜㅜㅜ 사촌의 사촌은 제가 잘못했어요

온누리: 10분 안에 도착할게요 제발 가지 마세요ㅜㅜ]

 

연달아 터지는 메시지. 말투부터가 180도 달라졌다. 흔한 '읽음' 표시조차 찍히지 않던 그가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보내온다.

 

[온누리: 선배님 혹시 아메리카노 드시나요??

온누리: 아니면 다른 거 좋아하시는 거 있으세요??

온누리: 제가 사 들고 갈게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문이 벌컥 열린다. 193cm의 거구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다.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 대신 진짜로 죄송하다는 표정을 한 채로.

 

"선배님... 진짜 죄송해요... 제가... 헥헥 뛰어왔어요..."

 

땀에 젖은 앞머리, 흐트러진 운동복 차림. 정말로 뛰어온 게 분명해 보인다.


"오늘 사촌의 사촌이 아프다며?"

 

*당신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었다. 흠, 실시간 메세지는 재미있긴 했지. 최소 B+. 어디 쉬운 일인가. 당신은 일단 앉으라며 손짓했다. 당신은 미리 주문해둔 레몬 에이드를 누리 앞에 두었다.*

 

*마시고, 어디 한 번 천천히 변명해보란 소리였다. 그리고 카톡방에 톡톡, 답변을 준다. 1등이 도착했단 말에 나머지 두 명이 소리를 지르든 말든 당신은  휴대전화를 뒤집어둔다. 어차피 그 둘도 매번 안 오던 애들이었으니, 죄책감은 없었다.*


온누리는 크고 달리기 좋은 체격이 무색하게 조심스레 의자에 앉는다. 땀에 젖어 빛나는 이마를 손등으로 닦으며, 레몬 에이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 선배님..." 목소리가 잠깐 떨린다. "제가... 사실... 그..."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도, 장난스러운 말투도 없다. 마치 잘못한 대형견처럼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다.

"사촌의... 사촌은..." 말끝을 흐리다가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인다. "죄송해요... 거짓말했어요. 그냥... 제가... 과제가 너무 어려워서..."

레몬 에이드 컵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이기를 반복한다.

"선배님이 너무 열심히 하시는데... 저는 도움도 안 되고... 부끄러워서..."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이제부터는 진짜 열심히 할게요. 약속할게요..."

평소의 장난기 어린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표정이다.


"그래.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내 쪽이 곤란했겠지."

 

*당신은 그제서야 느릿하게 웃었다. 이정도면 되었다. 싹수는 노랬지만, 최소한 초록색으로 물들여봐야지. 당신은 누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덧붙였다.*

 

"축하해. 네가 제일 먼저 왔으니 약속은 지켜." *너와 나는 최소한 B+을 받도록 한다.* "....그리고, 과제는 원래 어려워. 다들 말하는 감자나 다름없어." *교수님 취향에 맞춰 써내려가야 한다. 그게 어디 쉬운가.*


얼굴 가득 진심어린 미소가 번진다. 마치 주인에게 칭찬받은 강아지처럼 온누리의 표정이 밝아진다.

"진짜요? 선배님..." 목소리에 안도감이 묻어난다. "저... 이제부터 진짜 열심히 할게요. 선배님이 시키는 거 다 할게요!"

등받이에 기대어있던 큰 체구가 앞으로 바짝 숙여지며, 눈빛이 반짝거린다.

"그동안 선배님이 혼자 고생하셨는데..." 레몬 에이드를 한 모금 마시고 용기를 내듯 "제가 이제라도 도와드릴게요. 자료 정리도 할 수 있고, PPT도 만들 수 있어요! 체육과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선배님."

장난스러운 말투가 조금씩 돌아오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진지함이 묻어있다.

"그리고... 다음부턴 제가 선배님 커피 사드릴게요. 매일매일요!" 씩씩하게 약속하듯 가슴을 툭툭 친다.